일본은행 환율 정책 – 얼마전 일본정부는 무려 24년만에 처음으로 환율 시장 개입을 선언했습니다. 엔야스(엔저)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국 달러를 팔아서 엔을 매입하겠다는 시장개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발표와 함께 엔환율은 폭등했습니다.
물론 말이 폭등이지 그전까지 2,30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엔이 이제 조금 오른 수준이죠.
과연 엔환율은 어디까지 올라갈까요? 혹은 다시 주저앉을까요?
엔고 엔저 란?
우선 엔고 엔저 라는 단어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엔고란 엔의 다른 통화에 대한 상대적 가치, 즉 1엔으로 교환할 수 있는 다른 통화의 단위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상태를 말합니다.
반대로 엔저는 엔의 다른 통화에 대한 상대적 가치(엔 1단위로 교환할 수 있는 다른 통화의 단위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엔이 비싸면 엔고(円高, 엔다카), 엔이 싸면 엔저(円安, 엔야스) 상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인이 여행지의 하와이에서 쇼핑을 할 때는 수중에 있는 1만엔을 달러로 환전한다고 합니다. 환율이 1달러=100엔이면 1만을 100으로 나눈 100달러가 됩니다. 그러나 만약 환율이 1달러=80엔이라면 1만을 80으로 나눈 125달러가 되고, 또 1달러=125엔이라면 1만을 125로 나눈 80달러가 됩니다.
이들을 비교하면, 1달러=80엔의 경우는, 1달러=100엔의 경우와 비교해, 같은 금액의 엔에 대해 보다 많은 달러를 취득할 수 있으므로, 엔고라고 하게 됩니다. 반대로, 1달러=125엔의 경우는, 1달러=100엔의 경우와 비교해, 같은 금액의 엔에 대해서 보다 적은 달러 밖에 취득할 수 없기 때문에, 엔저라고 하게 됩니다.
일본은행 환율 정책 이 바뀌다
몇 달전까지만 해도 일본은행은 ‘외환정책은 일본은행의 수비범위가 아니다’ 라고 하며, 전세계 다른 중앙은행들과 다른 독자노선을 걸었습니다.
모두가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 자금을 모으는 상황에서 일본은행만 계속 돈을 풀고 있었죠.
당시 일본은행법에 따라 외환정책은 일본은행의 수비범위가 아니라고 발표했습니다. 일본은행법 제40조 2항은 ‘일본은행은 외환매매를 행할 때 본방 통화의 외환 환율을 목적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제36조 1항의 규정에 따라 국가 사무를 취급하는 것으로 행한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말이 어렵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를 0.25% 금리에 무제한으로 매수하는 지정가 매입 오프레이션을 운영하면서 국채 금리를 강제적으로 눌렀습니다.
당연히 일본 내외의 투자자들은 겨우 0.25%밖에 안되는 일본 국채에 투자할 바에야 3%가 넘는 미국채 금리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겁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10월 4.1%를 넘기고 현재는 조금 하락한 3.5% 수준입니다.
일본 금융완화 목소리가 커졌다
엔은 시장에 넘쳐나고, 다른 외화는 줄어들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엔이 저렴해지면서 수십년만의 엔저 상태가 되어버린 겁니다.
당연히 환율로 인해 현지에서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해외로 물건을 수출하는 입장에서야 환율차익으로 수익이 크게 발생했습니다. (미쓰비시 자동차 같은 기업은 영업이익이 무려 200%나 증가했습니다.)
환율로 인해 21년 환차익 -80억엔에서 22년은 무려 +362억엔으로 급변했었죠.
반대로 국민들의 물가는 급속도록 올라갔습니다. 우리돈 만원이면 살 수 있는 시장물품들이 엔이 싸지면서 1만 2천원, 1만3천원까지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니 밥상가격도 따라서 올라갔습니다.
일본 부채 는 장난이 아니다 (일본은행 환율 정책)
다만 일본은행도 하기 싫어서 안한게 아닙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부채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2020년부터 국가부채는 무려 1000조엔(우리돈 1경원)을 돌파했습니다.
국가지방채를 합치면 현재 약 1219조엔의 부채로, 이는 GDP의 217%가 넘는 수준입니다.
금리가 1%만 올라도, 1년에 갚아야할 이자가 10조엔(약 100조원) 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로 늘어납니다. 올해 대한민국 1년 예산이 639조원입니다. 딱 1% 올려버리면 우리나라 예산의 6분의1만큼 이자가 늘어나는 겁니다. 이걸 미국을 따라서 2,3%씩 올리면 빚값는거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지금도 일본정부 예산의 25%가 국채비용으로 지출 된다고 합니다.
일본 직장인 월급 은 우리보다 낮다
작년은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급여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한 해라고 합니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일본 평균 연봉은 34개국 가운데 24위로 하위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미 2015년 한국이 일본 연봉을 역전한 상태죠.
이미 7년전부터 우리에게 역전당했지만 현실을 깨닫는데 이렇게 오래 걸린겁니다. 만약 우리도 중국보다 연봉이 낮아진다면 절대 인정하지 않겠죠? 2020년을 기준으로 일본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은 433만엔입니다.
재밌는건 1999년 일본 평균 연봉은 461만엔으로 무려 20년전보다 연봉이 줄어들었습니다. 연봉도 물가도 오르지 않고 부채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유럽은 어떨까? 프랑스 임금 인상
프랑스 마크롱 정부에서 발표하고 작년 8월 3일 여당, 우파, 국민연합(RN)까지 다 합쳐서 2명만 제외하고 찬성한 ‘구매력 보호법’이 통과되었습니다.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물가연동 임금제를 부활시켜서 물가상승률에 비례하여 임금인상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6.8%로 실질 임금은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매 년 3%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괜히 노란조끼 운동이 시작된게 아니죠.
프랑스의 최저임금은 1,603유로 로 영국보다 낮습니다.
이는 룩셈부르크(2,257유로), 아일랜드(1,775유로), 네덜란드(1,725유로), 벨기에(1,685유로), 2015년이 돼서야 최저임금을 도입한 독일(1,621유로)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엔저는 끝?
작년 10초 달러엔 환율은 148엔을 기준으로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달러를 사는데 148엔이 필요했었는데 이제는 128엔만 있어도 됩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1월 17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내일이면 앞으로의 금리와 환율 방향이 결정될겁니다.
금융권의 예상으로는 구로다총재 임기말인 4월 전까지 0.75%로 올릴 것으로 본다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요?
작년까지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환율 개입으로 일시적으로 엔화가 상승하나, 이는 역설적으로 시장이 안좋다는 뜻으로 다시 환율방어 실패
일본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임기는 올해 4월까지라고 합니다.
과연 임기가 끝나기전까지 어떤 통화 정책방향을 만들고 갈지가 궁금해지네요.
일본은행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추가 내용 확인이 가능합니다.